2012년의 새해도 훌쩍 지나고, 설도 지나고, 오직 단이의 탄생만을 남겨둔 시점인데, 이제서야 지난 한 해의 포스팅을 정리하려고 하는 건 왜인지 나도 모른다. 난 늘 조금씩 느리지. 라고 해두자. 그래, 아직은 1월이잖아.
지난 한 해 32개의 글을 적었다. 그 중 26개는 일기고, 6개는 영화 혹은 음악에 관한 짧은 단상이었다. 아 초라한 부피다. 26개의 일기 중 10개의 글을 1월에 적었다. 어떤 대단한 결심을 하려고 그리 글을 적었던 건 아니다. 치열했던 1월이었다. 4월과 7월은 아무 글도 없다. 가장 좋았거나 가장 나빴을 거라고 추측한다. 1, 3, 6 월에 적힌 글은 그 때의 기억을 복원시켜주면서, 혹은 그랬던가. 라는 의문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. 대충 훑어보았으나, 역시 몇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성장한 거 같진 않다. 여전히 날 가여워하고 있다. 쩝.
브로콜리 너마저의 유자차 영상을 실은 글이 가장 맘에 들었다. 역시나 나를 가여워하는 낯간지러운 글이지만, 그때의 내 마음의 결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솔직히 적었기 때문인 것 같다. 아니, 무엇보다 그 영상과 그 글이야말로 작년 한 해 내겐 가장 치열했던 하나의 장면이라 그랬던 것 같다. 어제 도서관에서 친구가 유자를 머그잔에 덜어주었다. 따뜻한 물을 정수기에서 받으면서 이 노래가 생각났다. 아마도 어제의 차한잔의 온기가 아직 몸에 남아있기에 이런 글을 적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.
보림이는 첫 진통이라 부르기에는 민망한 어떤 통증이 왔지만 아직까지는 안녕하다. 오늘, 혹은 내일, 2012, 올해의 장면에 오를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하나의 순간이 날 기다리고 있다. 그래, 봄날으로 가자. 그리고 내년 이맘때 난 그 장면에 관한 포스팅을 다시 돌아보겠지. 그때까지 해돋이에 애정을 주며 힘차게 살자.
